Monday, October 22, 2012

Setting Takeoff Thrust

안녕하세요? planeman입니다.


비행기가 이륙 활주를 시작할때, 엔진이 최대 파워로 힘차게 올라가는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소리를 자세히 들어보면, 한번에 올라가는 게 아니라,

중간까지 올라가고 2~3초 후에 끝까지 올라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조종사 매뉴얼에도 항상 이륙 파워 세팅을 2단계로 나누어 하도록 명시되어 있습니다.



B737 조종사 매뉴얼입니다. 파워를 40% N1까지 올리고 안정된 후에
쓰로틀을 밀면서 TOGA를 치라고 되어 있습니다.



B777 조종사 매뉴얼입니다.(GE엔진)
마찬가지로 55% N1에서 엔진 가속이 정상이면 TOGA를 치라고 합니다.



A330 조종사 매뉴얼입니다. 먼저 50% N1 또는 1.1 EPR까지 올리고,
다음 이륙 출력(TOGA 또는 FLX)으로 올리는 2단계로 하라고 합니다.


과연 이렇게 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한번에 풀파워로 올리는 것 보다 두번에 나누어 올리면,

조종사가 수행하기도 번거롭고, 아주 조금이나마 이륙 활주 거리가 증가되어 안전 측면에서 손해를 봅니다.

(Standing Takeoff를 하면 이륙 거리는 같겠지만 랜딩기어에 무리가 가겠죠)

그런데 굳이 모든 항공사와 항공기 제작사에서 이렇게 하라고 할까요?

한번에 풀파워를 넣으면 엔진이 망가질까봐?

조종사에게 마음의 준비를 할 시간을 주기 위해?

비행기를 워밍업 시키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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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은 바로 제트 엔진(터보팬 엔진)의 특성에 있습니다.

터보팬 엔진은 가속할 때 아래와 같은 출력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림은 비행중, 즉 Go-around시의 가속 특성 곡선이지만, 이륙시에도 비슷하게 적용됩니다.)

즉, 낮은 출력에서는 천천히 가속되다가, 중간 출력 부터는 빠르게 가속됩니다.

이런 특성이 나오는 이유는, 컴프레서 Stall 또는 엔진 Flameout을 방지하고 인증된 범위에서 동작하기 위해

엔진 제어기(FADEC)가 자동으로 출력을 제어하도록 설계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이륙 시작시에 좌우 엔진이 미세한 출력의 차이가 있는 상태에서

한번에 파워를 올리면, 순간적으로 좌우 엔진의 출력 차이가 매우 커지는 상태가 생깁니다.

이때 비행기는 이 차이로 인해 직진하지 못하고 방향이 틀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저속에서는 러더가 제대로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기 때문에,

제어가 안되고 활주로를 벗어나 풀밭에 처박힐 위험이 있습니다.




그래서 두 엔진을 함께 중간 출력까지 가속시켜 놓고, 그 후에 동시에 빠르게 가속되게 함으로써

두 엔진의 출력 차이를 최소한으로 만들어 안전하게 직진 활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중간 출력까지 올릴 때에는 두 엔진의 출력 차이가 없도록

쓰로틀 레버를 정확히 미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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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륙 뿐만 아니라 착륙시에도 제트 엔진의 이런 특성을 고려해야 합니다.

착륙을 시도하다 포기하고 Go-around를 하려면 엔진을 마찬가지로 풀파워로 가속해야 하는데,

출력이 아주 낮은 상태에서는 가속하는데 너무 오래 걸려서 빠르게 상승하지 못하는 위험이 있습니다.

따라서 착륙 접근시에는 일정 이상의 출력을 계속 유지해야 합니다.

Stabilized approach 기준에 적절한 엔진 파워 세팅(Spooled up)이 포함된 것도 그런 이유입니다.


일반적인 3도 강하가 아닌, 4도 등 높은 강하각(Steep approach)으로

접근 및 착륙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진 비행기는,

강하율이 높을 때에도 엔진 출력이 너무 낮아지지 않도록

자동으로 적당히 스피드브레이크를 펴주는 기능도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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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비행훈련을 하면서 처음 제 손으로 이륙을 하게 된 날,

Line up 후 저도 모르게 플심에서 하던 버릇대로 파워를 중간쯤 넣고 멈칫거리자

바로 옆에서 교관님이 "파워 풀~!" 하고 재촉하셨고,

이륙 후 조금 올라가자 Takeoff 파워에서 Climb 파워로 바꿔야 엔진에 무리가 안가겠지 싶어서

파워를 살짝 줄이자 교관님께 "지금 뭐하세요?-_-" 바로 혼났습니다.

세스나는 생각할 것도 없이 이륙 시작부터 그냥 파워 풀로 밀고 순항고도까지 올라가면 된다는군요 ^^


즐거운 비행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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